분당구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녹음실. 이곳은 성우들 사이에서 귀신이 많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특히 ‘T’로 시작하는 만화영화 채널과 관련된 괴담은 성우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퍼져 있다. 이호산 성우는 오버워치의 루시오 목소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그는 분당 사옥에서 근무했던 직원들 사이에 아주 유명했던 ‘애니메이션 녹음실 귀신 사건’을 전한다. 본인이 당사자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며, 세상에 퍼질 때 MSG가 첨가된 버전도 있다고 한다.

분당구 애니메이션 녹음실 귀신 괴담 – 심야괴담회
2000년대 초, T 채널 녹음실에서 서주운 PD가 실제 겪은 괴담이다. 밤샘 작업이 이어지던 녹음실에서는 내일 방송될 애니메이션의 편집과 성우 더빙까지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음악만 입히면 방송 테이프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녹음한 마지막 엔딩 대사가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테이프를 아무리 돌려봐도 마지막 더빙이 싹 다 지워져 있었다. PD와 감독은 당황한다. 아무리 장비를 확인해도 소리가 없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방송 사고의 위기다.
이미 밤 11시가 다 되었기에, 이른이 넘은 대선배 성우에게 다시 녹음을 부탁해야 했다. 어렵지만 방송 사고를 피하기 위해 용기를 내 전화했다. 선배는 말 없이 전화를 툭 끊었고, PD는 온다고 생각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녹음실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 성우가 녹음실에 도착했다.
성우는 아무 말 없이 녹음을 진행했다. 그 순간, 귀가 찢어질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녹음도 뭔가 이상했다. 모두 피곤하지만 방송 사고를 피하려면 녹음을 해둘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성우의 엔딩 대사, “그 애가 마침내 나를 불러주더군… 남들보다 오래 사는 게 고통이라 여겼지만, 당신과 아이들을 만난 삶은 축복이었어.” 녹음은 완벽했다.

서피디가 감사를 전하려 녹음부스로 들어갔지만, 성우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피곤해서 급히 간 걸로 여기고 넘어갔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남았다. 밤이 지나고, 다시 방송 테이프를 확인하던 중, 팔에 소름이 돋을 만큼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깜짝 놀란 서피디 앞에 그 성우가 다시 등장한다. 새벽같이 달려왔다며 “녹음 다시 한다며?”라고 말한다. 서피디는 놀라서 “어제 정말 감사했습니다. 두 번 다신 실수 안 하겠다”고 했으나, 성우는 “어제 나는 전화받고 바로 잤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PD와 음향감독이 함께 방송 테이프를 재확인했다. 어제 새벽에 녹음한 부분은 분명히 소리가 녹음되어 있는데, 사람 목소리가 아니라, 이상한 정체불명의 소리였다.

며칠 후, 편집실에서 작업 중이던 PD의 발등에 뭔가가 닿았지만, 고개를 숙여도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머리를 들었을 때 ‘그 아이’를 보았다. 혼자 착각인가 싶었지만, 이후로 같은 건물 내 다른 직원들의 목격담이 줄이어 등장했다. 모두 똑같은 시간, 같은 위치에서 빨간 원피스를 입고 단발머리 여자아이를 보았다고 말했다.

사무실 평면도상 가층, 동일한 지점에서 2층, 3층, 5층, 6층, 7층 직원들이 모두 같은 인상의 소녀를 목격했다. 아이는 무릎을 끌어앉고 위로 올려다보거나 창틀에 앉아 다리를 까다 까다 흔들면서 웃고 있었으며, 편집실에서 흘러나오는 만화 주제가를 따라 불렀다는 증언도 있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들에게는 “녹음실이 어디예요?”라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실제로 T 채널 출신 성우인 시영준이 직접 인터뷰에 등장한다. 그는 회사 숙직실 2층 침대 아래에서 쉬고 있는데, 누군가 계속 다니면서 인기척을 내고 있었다. 2층 침대 천장 부분에 붉은 원피스 몸만 보였고, 팔로 침대를 짚고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데, 머리가 없었다. ‘빨간 원피스 위에 없는 목’이 단발 소녀의 얼굴이 아닐까 추측했다.
이 괴담은 성우들과 방송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실체 없는 ‘귀신’으로 회자되었다. 애니메이션 녹음실의 밤, 방송 업계에서 심야 괴담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귀신 보는 셰프 황진선이 식당에서 귀신 본 이야기 – 심야괴담회
인천 용현동 굴다리 다방 건물 빌라 2층 흉가 집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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