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셰프 황진선이 식당에서 귀신 본 이야기 – 심야괴담회

서울 명소 중식당의 오너 셰프 황진선이 밝힌 귀신 목격담. 어릴 적부터 특별한 능력을 지닌 그는 식당, 자취방에서 연쇄적으로 나타난 여자 귀신과의 극적 대치, 비방을 통한 극복 과정의 이야기다.

 

귀신 보는 셰프 황진선이 식당에서 귀신 본 이야기 – 심야괴담회

귀신은 본 건 어릴 적 기억으론 열 살 정도였다. 그냥 얼굴이 벽에서 이렇게 튀어나왔다. 그 귀신이 처음 본 귀신이었다. 그 외에는 거의 다 사람 형태거나 동물, 그래서 세 번을 봤다. 확신할 때도 많다. 반지를 많이 낀다. 은이다. 반지를 많이 끼고 있고, 목걸리도 있다. 은을 소지하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끼게 됐다. 귀신을 많이 봐서 그런다고 말한다. 셰프들은 원래 반지 같은 거 절대 안 끼는데 황셰프는 열 손가락 모두 은반지를 평소에 착용한다. 요리할 때는 빼고, 평상시엔 항상 끼고 있다.

2018년, 황진선 셰프에게 친한 후배가 “가게를 차렸는데 장사가 너무 안된다, 와서 한 번 봐달라”고 부탁했다. 컨설팅이 들어온 것이다. 며칠 뒤 그 가게를 찾아갔다. 입지도 나쁘지 않고 후배가 요리도 잘 하는데 식당이 가까워질수록 뭔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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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서부터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했는데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건물 3층에 있는 후배 가게로 올라가자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가게 문을 열자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 귀신이었다.

누구는 에어컨 위에, 누구는 유리 찬장 안에, 심지어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귀신을 봐왔지만 그렇게 많은 귀신을 한 자리에 본 건 처음이었다. 곧장 가게를 빠져나오면서 후배에게 “계약 기간 얼마나 남았어? 웬만하면 가게 옮기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후배가 이유를 물었지만, “귀신이 많아서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긴 어려웠다. 귀신이 있다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닌데, 황셰프 자기 가게에도 귀신이 있었다. 예전에 가게엔 귀신이 너무 많아서 주방 안에도, 홀 쪽에도 한 명이 있었다. 가게에 들어서서 바로 정면에 보이는 벽로 위에 앉아 있는 귀신도 있었다. 너무 많이 보다보니 담담해졌고, “장사하는 데는 원래 귀신이 좀 있어야 나쁘지 않다”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나쁘지 않겠다,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지나쳤고, 실제로 장사도 잘 됐다. 서울 망원동에서 차린 식당은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 되어 1년 만에 2층 확장했고, 몇 년 후엔 3층까지 비어서 건물을 통째로 다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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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3층을 자취방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같은 건물에서 살면 따로 출퇴근 할 필요도 없어 너무 좋을 거라 생각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집을 둘러보는데, 안방에 베란다가 있어 나가 보니 옛날식 3층에서 1층으로 쓰레기를 버리기 쉽게 만든 통로 같은 소강로 문이 있었다. 그 안에 머리를 넣어서 보니 물이 많이 고여 썩은 것들이 많더라. 기분 나쁘고 찜찜했지만 그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3층 입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져 “누구야?” 하고 불도 켜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다시 불을 끄고 누우면 또 소리가 들렸다. 며칠 간격으로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됐다. “오늘은 꼭 확인한다!” 각오를 하고, 늦은 밤 침대에 누워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면서 새벽 2시 넘게 버텼다. 오늘은 안 나오려나 싶을 때, 다시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그때, 어떤 여자가 빠르게 뒤로 귀어가더니 첫날 봤던 그 구멍 안으로 몸을 비틀어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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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 실핏줄이 다 터진 눈. 그 구멍 아래로 사라지기 직전 황셰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소름끼치게 웃었다. 그동안 귀신을 수없이 봤지만 그렇게 기괴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사랑이 달렸다거든. 직감적으로 “아, 보통 아니다. 잘못 걸렸다.” 그 여자 귀신을 본 뒤로 귀신이 점점 더 많이, 심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 있을 때 많이 기절했다. 정신 차리면 세네 시간씩 지나 있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검사도 해봤다.

심전도, 뇌전증 관련 검사 다 해봤는데 원인을 못 찾았다. 한약을 먹으러 갔더니 “맥이 너무 약하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약한 맥”이라 했다. 너무 괴로웠다. 그 여자를 본 이후 점점 정신을 잃고, 가게 귀신도 점점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귀신에 다 끌어먹힌 것 같았다. 도저히 요리에 집중할 수 없고 하루하루 지쳐갔다.

 

그래도 최대 고비는 따로 있었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일찍 장사를 접은 날이었다.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멀쩡하던 주방 전등이 미친 듯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스위치 쪽으로 다가가려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면서 사방이 치흙같이 깜깜해졌다. 앞이 하나도 안 보여서 눈만 꿈뻐이고 있다가, 서서히 황셰프 눈에 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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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한 가운데 붙어있는 형체, 그것이 천장에 매달린 채 고개를 뒤로 꺾었다. 창백한 얼굴, 실핏줄이 터진 눈. 3층 집에서 봤던 그 여자인 거였다. 여자가 소름끼치게 웃으며 황셰프를 봤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응급실이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피가 다 뭐야? 그때 의사가 다가와서 말했다.

“출혈이 상당해서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 현장에 피가 흥건했다는데, 죽을 뻔했다. 일어났을 때는 진짜 왼쪽에 힘이 아예 안 들어가서 마비가 온 것 같았다. 쓰러지고 나서 못 일어났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이제는 귀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황셰프는 이 모든 일이 자신을 보며 성하게 웃음 짓던 그 여자의 끔찍한 장난이라고 느꼈다. “이러다 나 진짜 죽는 거 아니야, 더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황셰프는 귀신을 느끼는 친한 누나에게 연락했다.

“단발 여자 귀신이 안방에도 있다가 밖으로도 나가서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굉장히 관심 있는 듯하다. 네가 반응을 하니 더 좋아하는 거다. 알아보는 순간 따라붙는 귀신이다. 자기 존재를 알아봐 주면 얼마나 반갑겠냐. 계속 건드리는 거다. 네가 너무 힘들어 하길래 기도를 해주겠다. 테마 기도를 하면 귀신들이 그걸 굉장히 번거로워한다. 귀찮아져서 도망간다. 거기에 잊지 못하게 만드는 의식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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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나는 황셰프에게 비방을 몇 개 알려줬다. “가게에 향을 피우고, 팥을 곳곳에 두고, 손에 은반지를 끼고 다녀라. 은은 나쁜 것을 쫓아내는 힘이 있으니 도움이 된다.” 그 비방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여자는 다시 보이지 않았다. 아주 센 귀신은 아니었다. 몇 년 뒤 다른 곳으로 가게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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